Quora에 다음과 같은 질문이 올라왔는데, 답변이 인상적이라서 한 번 번역해 보았다.
What kind of jobs do software engineers who earn $500k per year do?
1년에 50만달러 (한화로 약 5억원) 을 받는 프로그래머는 어떤 일을 하나요?
최근에 구글에서 1년에 300만 달러(약 30억원)정도를 버는 프로그래머에 대한 기사를 읽었습니다. 어떤 일 (혹은 기술) 이 그 정도로 가치가 많이 나가나요?
이에 Amin Ariana라는 전 구글 직원은 다음과 같이 답했다. (다음의 의견은 구글의 입장과 다를 수 있음.)
이 질문에는 잘못된 전제가 하나 있는데, 바로 엔지니어들이 1년에 5억원정도의 수입을 확실히 보장받는 방법은 없다는 것입니다. 기사에 따르면 그 금액은 연봉과 RSU를 합한 값입니다.
그 정도를 버는 사람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는지 대한 비유를 들어보죠.
작성자분이 어떤 마을에 물을 공급하는 일을 한다고 생각해 봅시다. 아마 작성자분의 노동은 마을 사람들에게 가치가 있는 일이겠죠. 이 일을 하는 방법에는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유형 1 : 빈 양동이 한두개를 집어들고, 호숫가로 가서 양동이를 채워 돌아옴으로써 20명 정도의 사람을 만족시키는 것입니다. 이로써 그는 그 물 중에 일부를 집으로 가져올 수도 있겠지요.
유형 2 : 이 유형은 내가 받아야 하는 공평한 물의 양이 얼마인지에 대해서는 신경쓰지 않습니다. 이런 사람들은 양동이 대신 삽과 작은 컵만을 들고 갑자기 사라집니다. 그리고 마을에서 호수까지 수로를 팝니다. 이 사람들은 열심히 일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마을에 빈 컵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사람들을 실망시키지요. 하지만 마을의 원로들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그를 믿고 계속 하던 일을 하도록 놔둡니다. 그 동안 굶어죽지 않을 정도의 식량을 주죠. 그들은 결국 어느 날 호수에서 마을까지 이어지는 끊기지 않는 수로를 완성합니다. 이러면 유형 1의 사람들은 완전히 이 판에서 배제되는 거죠. 아마도 다른 일이나 같이 일할 다른 팀을 찾아봐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수로를 완성한 유형 2의 사람들은, 그 수로에 어느 정도의 기여도가 있냐에 따라서 그 수로의 일부분을 소유하게 됩니다. 마을 사람들은 그 수로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유형 2의 사람들에게 수로의 소유권을 넘기는 조건으로 마을의 소유권 일부를 내주죠. 땅이나 뭐 그런 것들을요.
뉴스 미디어들이 유형 2의 사람들을 봤을 때, 이 사람들은 자기가 했던 일에 대한 보상으로 받은 부를 쉽게 포기하려고 하지 않는 것처럼 보입니다. (보통 이 ‘부’는 황금 족쇄라고 불리는 조건부 주식이죠) 그리고 다른 마을에서 그들을 스카우트해가려고 했지만 예상치 못한 저항에 부딪힌 것처럼 보도합니다.
겉으로 보이는 모습이 이렇기 때문에 유형 1의 사람들은 이 상황이 매우 불공평하다고 생각합니다. 유형 1의 사람들은 같은 마을에 같은 시간동안 충성한 댓가로 같은 보상을 바라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있었던 일은 이렇습니다.
저는 올해 초에 Monterey Bay에 있었습니다. 저는 거기서 제 아내와 같이 한 청년이 구멍을 파기 시작하는 모습을 봤어요. 아내는 해변의 일상적인 아름다움을 즐겼고, 거기에 있는 모든 사람들은 그 친구를 무시했죠. 저는 전망대에서 그 친구를 가리키며 아내에게 말했어요. “잘 봐. 30분 후에는 저 사람들 모두 쟤처럼 같이 땅을 파고 있을거야.”
30분이 지나자 그는 바다로부터 자신의 성과 해자에 물을 공급하는 작은 물줄기를 완성했어요. 해자를 채우기 위해선 물이 위에서 흘러들어와야 했기 때문에 바닥의 경사를 조절하느라 바빠 보였어요. 5분이 지나자 구경하던 어린애들이 같이 땅을 파기 시작했습니다. 10분 후에는 몇 명의 어른들이, 15분 후에는 수줍게 지켜보던 외국인들이 손에 카메라를 들고 같이 파기 시작하더군요. 유형 2의 사람 한 명이 15명의 유형 1들을 움직여 수로를 완성하는데에 성공한 거죠.
아래에 있는 사진이 전체 수로의 사진입니다. 저는 한 사람이 얼마나 큰 영향력을 가질 수 있는지에 대해 영원히 기억하기 위해서 이 사진을 찍었어요. 사진에선 잘 보이지 않겠지만 보라색 양동이를 든 것이 그 청년입니다.
큰 그림을 들여다보면 똑같이 노력을 기울인다고 해서 같은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닙니다. 유형 2의 사람들은 규칙을 깨고, 외톨이가 되며, 마을을 위하여 저절로 물이 흘러 들어오는 수로를 만들기 위해 기약없는 기간동안 배고픔을 견딜 준비가 기꺼이 되어 있는 사람들입니다. 유형 1의 사람들은 어떤 ‘기술’이나 ‘작업’들을 해낸 댓가로 ‘월급을 받기’를 원하죠. 이러한 자세로는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없습니다. 가장 중요한 차이는 어떠한 보장 없이 리스크를 짊어질 있냐는 것입니다.
분명 마을(이 경우엔 구글이겠죠)의 선구자들 대부분은 수십억 달러의 현금 흐름을 만들어내기 전 몇 년동안 자신의 목마름을 참아낸 유형 2의 사람들일 것입니다. 이처럼 엄청난 RSU를 얻은 사람들은,
1. 회사의 초창기부터 중요한 핵심 가치를 만들어내는 책임을 졌거나,
2. 사이드 프로젝트로 새로운 뭔가를 만들어냈는데 이게 우연히 가치있는 것이라는 사실이 밝혀졌거나,
3. 가치를 만들어내는 스타트업으로 인정받고 인수되었거나,
4. 가치의 흐름에 대한 독점적인 지식을 어떤 식으로든 가지고 있다거나 (잘 없습니다)
이 중에 하나일 것입니다.
이 외의 다른 방법으로 이러한 부를 얻을수 있다는 생각은 그저 상상일 뿐입니다. 그리고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비지니스 인사이더’ 같은 신문들을 엄청 많이 팔아주는거죠.
다른 마음이 다시 속삭여줄 때까지, 모든 마음은 불완전한 노래를 부른다.
- 플라톤
그리고 이 글이 인기를 얻자 글쓴이께서 답변을 추가하셨다 ㅎㅎ
많은 코멘트들이 이 비유를 현실에 적용시키기가 어렵다는 지적을 했습니다. 몇몇 분들은 직원과 회사 사이에서 이러한 수입을 보장 받을만한 정도의 지분을 얻기 위한 협상 전략을 물어보기도 했고, 다른 분들은 이 비유가 질문에 대한 적절한 답이 아니라는 비판도 했습니다. 대부분의 코멘트들은 아직도 ‘월급을 받기’ 위해 노력하는 유형 1의 관점을 벗어나지 못한 것 같습니다.
다른 이야기를 해볼게요. 이건 조금 더 구체적입니다.
2009년 5월에 유형 1의 사람 하나가 트위터에 입사 지원을 했습니다. 떨어졌죠. 8월에는 페이스북에 지원을 했습니다. 역시 떨어졌습니다. 그래서 그는 ‘모험’을 하기로 하기로 결정합니다. ‘인간의 의사소통 욕구’라는 호수에서 그의 유형 1 노동을 거부한 두 회사에게 보여주기 위한 대화함이라는 마을로 향하는 돈의 수로를 파기 시작했죠.
그와 또다른 친구 하나가 그 수로를 파는 과정에서, 그들에게 동기부여받은 팀은 55명이라는 규모로 커졌죠. 그리고 마을의 원로들은 그들이 굶어죽지 않도록 약간의 식량을 제공해 주었습니다. 처음엔 25억원을, 그 다음엔 80억원을, 그리고 그 수로가 성공할 것이라는 사실이 명백해지자 그 다음에는 세콰이어 캐피탈이 500억원을 주었습니다.
제가 이 글을 쓰기 3시간 전에, CNN에서는 이 수로가 페이스북에 19조원에 팔렸다는 기사가 나왔습니다.
페이스북이 왓츠앱을 인수헀어요. 그리고 5년간 페이스북의 비지니스를 위한 현금 수로를 파던 브라이언 액튼은 이제 페이스북의 주요 주주 중 한 명입니다. 원래 그가 지원했는데 떨어졌던 그 회사요.
브라이언은 2009년에 수로를 ‘파기’ 시작하기 전에 다음과 같은 트윗을 남겼습니다.
“트위터 떨어졌다. 괜찮아. 어차피 집에서 너무 먼걸.”
“페이스북 떨어졌어. 멋진 사람들과 같이 일할 수 있는 기회였는데. 인생의 다음 여행을 찾아봐야겠군.”
왓츠앱에 있던 55명의 사람들이 페이스북과의 연봉 협상에서 연봉 5억을 받기 위해 협상에 매달려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아니면 페이스북이, 그들이 받는 보상이 확실해지자마자 마을에서 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 더 많은 연봉과 지분을 부여할 수밖에 없는 것은 아닐까요?
2번 유형의 사람들은 연봉을 비교하거나 협상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마을(회사)에 노동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는 사람들이 알아차리지 못한 부를 팔고 있는 겁니다. 마을에서는 그가 벌어온 부의 양에 비례하여 그를 보상하는 것 외에 다른 선택권이 없습니다. 마을 사람들의 손에 있는 부가 거래되면, 거래를 하는 양쪽 모두를 더 만족시키죠. (페이스북의 점유율이 약간 올라간 것을 보면요)
문제는 그런 거래가 있을 지 없을지가 아닙니다. 그런 거래가 일어날 때, 이 마을이 테이블의 건너편에 앉아있는지 아닌 지가 문제입니다. 그리고 당신이 거래하는 것이 그 마을에게 물과 같은 것이라면, 거래 액수에 0이 몇 개 더 붙냐 마냐 하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닐 것입니다.
원문은 http://www.aminariana.com/essays/million-dollar-handcuffs 에 있다.
'내 이야기 > DIA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상처 (0) | 2014.06.13 |
---|---|
[펌] 실리콘밸리에서는 “내가 왜 삼성 들어가냐?” (0) | 2014.06.13 |
성시경 - 난 좋아 (0) | 2014.06.09 |
일이 예상대로 풀리지 않을 때면 기뻐하라. (0) | 2014.05.26 |
기록은 행동을 지배한다. (0) | 2014.05.26 |
댓글